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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상태 신랑때문에 너무 열 받아요.

만취 상태 신랑때문에 너무 열 받아요.

촉촉한 초코칩

신랑이 술을 너무 좋아해요.
물론 저도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술 마시는 거 이해해요.
근데 신랑이 술을 한번 마시면 자제할 생각조차 안하네요.

제가 그간 술 마시는 거 별 터치 안 했어요.
신랑은 거의 매일 밥 먹으면서 반주로 소주 한 병, 맥주 한 패트를 먹고요.
회식이든 친구들 술 자리든 한번 마셨다 하면 떡이 돼서 제가 집까지 겨우겨우 끌고 들어와야 돼요.
사람들 다 같이 마셔도 맨날 혼자 취해요. 남들 한잔 마실 때 자기 혼자 5잔은 마시거든요.
제가 이 부분 좀 천천히 마시라고 얘기하는데 절대 안 고쳐요.
저도 술 좋아하고 한 때 술고래였고 만취도 많이 해봤고 해서 다 아는데
술 한잔 마시고 한텀이라도 쉰 다음에 마시는 거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에요.
그래도 막 이걸로 화를 내거나 잔소리를 자주 하거나 하진 않았어요.

근데 임신하니 냄새에 너무 민감해지고 술 냄새에 토할 거 같아서 입덧 기간이라도 좀 자제해달라고 했는데
오히려 더 마시더라고요.
이제는 거의 매일이 아니라 그냥 매일 마시는데 매일 소주 한병 아니면 맥주 한패트예요.

제가 너무 냄새 심하다고 하면 더럽고 치사하다는 듯이 얘기하면서 다른 방 가서 자요.

그러다 오늘 또 회식이라는데 제가 지금 상황이 자궁이 약해서 누워만 있는 상황이고
조금만 일어서 있는 시간이 초과되면 빈혈기로 어지럽고 눈 앞이 캄캄해지고 토할 거 같아서 힘든 상황이에요.
그거 뻔히 아는데 회식한다고 또 만취해서 대리기사 써서 왔어요.
오늘도 역시 자기 혼자 취해서 직장 상사가 대리 불러 보냈더라고요.
잠든 상태로 꿈쩍도 안 하는데 대리기사는 주차할 데 없다고 집에서 떨어진 공영주차장에 차 세워놓고 가버리고
제가 신랑을 혼자 끌어다 집에 데려다 놔야 하는데
지금 일어서 있기도 힘든 상황에 꿈쩍도 안하는 만취 상태의 신랑을 끌고 가려니 너무 정말 힘들고 화가 나더라고요.

겨우겨우 깨워서 여기로 비틀 저기로 비틀하는 거 끌어 당기며 집에 가는데
집이 4층이고 엘리베이터도 없어 계단 올라가며 몇번이고 뒤로 넘어지려고 해서
저도 덩달아 넘어질 뻔 하다보니 배도 아프고 애도 걱정되고....

집에 오자마자 쇼파에 뻗어버리는 신랑을 꼴도 보기 싫어서 양말도 안 벗겨주고 놔뒀는데
또 의무감에 아침에 먹을 콩나물국은 끓여놓고 침실 들어가니
구토가 몰려 오고 어지러워 바로 누웠네요.

근데 잠이 안 와요. 잘 시간 한참 지났는데 열 받아서요.
임신 기간만이라도 술은 자제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회식하지 말란 것도 아니고 남들이랑 같은 속도로 마시거나
원래 자기 속도보다 한 텀씩 쉬어가며 마시거나 할 수 있잖아요.

그간 제가 몸이 이래서 일도 그만두고 신랑 혼자 외벌이에 집안일까지 도맡아 해주고 있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컸는데
술 그까짓꺼 하나쯤 이해해 줘야 하는 건지...
그렇게 생각하려고 해도 자꾸 계단에서 넘어질 뻔 한 거 생각하면
그러다 잘못되기라도 했으면 하는 생각에 신랑이 너무 원망스러워요.

내일 아침 신랑 깨면 제가 어떤 반응을 하는 게 좋을까요?
콩나물국 주면서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굴어야 하는 건지...
지금 이 감정대로 화내도 되는 건지....

  • 하나

    아고ㅜㅜㅜ 알콜의존증이나 중독이아닐까 의심되네요.
    신랑분 잘설득시켜서 클리닉다녀오세요ㅜㅜㅜ
    초기에 못잡으면 진짜큰일나요

  • 초코우유

    하아... 진짜 그냥 차에 버려두고 올 걸 그랬나봐요. ㅜㅜㅜ 괜히 배만 아프고 열 받기만 하고... 다음번에는 진짜 무시해버려야겠네요. 내일 출근도 자기가 알아서 하겠죠 뭐... 진짜 신경 쓰지 말아야겠어요. 태교도 해야 하는데 괜한 스트레스 받지 말고..

  • 꽃봄

    제가 술고래아는데 절때 못고쳐요....
    마음을 단단히 여기시고 절때 데리고오지도마시고 콩나물국 끓이지마시고 투명인간취급하면 종일 누워계세요 방에 밥숨겨놓고 방에서 일체 나오지마세요
    진짜 쎄게 한방나가야 그나마 집에는 들어옵니다.....
    너무착하시네요 ㅠㅠ
    글구 절때 잘못안되요
    음주인생 12년 무수히필름많이 끈긴사람으로 얘기합니다 ㅠ

  • 베네딕트

    갑자기 각오가 서네요. 아주 작정하게 충격을 한번 줘야겠어요. 제발 좀 느끼는 바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 튼튼

    저도 거짓말 떨리지만 그래도 본인이 심각한줄 알아야해요~~~

  • 무크

    필름이 끊기기는 했겠지만 거짓말 잘 못하는 성격인데 티날까 겁나네요. 그래도 뭔가 충격 요법으로 넘어졌다고 한번 했으면 좋겠는데 ㅜㅜ

  • 딥자두

    계단에서 넘어졌다고 얘기하세요.
    얼마나 겁이나고 울었는지 모른다고요.그놈의술 저도 정말 싫으네요.매일먹는거 진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요!!!
    그래도 안고쳐지면 양가에 알리시고 놀래게하세요!!!

  • 모두다

    하아... 그러고 보니 제가 간암 걸린 남편 뒤치닥거리할 팔자인 거 같네요. 진짜 그러기 전에 본때를 보여줘야 하는지.....

  • 배꽃

    내일 아침이면 차분히 얘기할 수 있을 거 같긴한데 부축해서 오는 거를 못하겠다고 해서 그럴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아예 정신이 없는 상태로 집에 와요. 놔두면 차에서 자는 건데 술 먹고 차에서 자다 잘못되기라도 할까봐요.

  • 무리한

    어제 이러이러했다 차분히 이야기하시고
    다음부터는 집에 부축해서 들여오는건 안하겠다고 선 그으심이 어떨지요
    술먹으면 알아서 조용히 들어와서 조용히 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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