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주차 임산부... 엄마 때메 속상하네요
겨라
싱글일 때부터 결혼, 임신까지... 해외 생활한 지 10년 다 돼 가네요
동남아에서몇 년파견 근무 했었고, 중국으로 옮겨 남편 만나 결혼하고 임신했어요
내일이면 36주 들어가는데 아직 일하고 있고, 지난 주말부터 어제까지 걸쳐 이사도 했어요
(짐을 겨우 옮겨만 놓은 상태라서, 아직 집이 폭탄맞은 상태로 오늘 출근했네요 ㅠㅠ)
이번 주 지나면 출휴 들어가고, 병원에서는 1~2주 정도 일찍 수술 권유하는 상황이에요
부모님이 저 결혼 직전에 이혼하시고, 아빠는 형편이 그럭저럭 괜찮으신데 엄마는 경제 상황이 안 좋으세요
이혼하고 저녁부터 밤새 새벽까지 하는 식당 운영하시는데 제가 정말 이해가 안 되는 게, 돈이 그렇게 많이 벌리지도 않는 상황에서 노후 대비라며 보험을 150씩 넣으시고, 그 와중에 친구들이랑 국내외 여행도 보험 대출해서 다니신답니다
다리 건강할 때 최대한 많이 놀아보시겠다며... 국내여행은 한달에 한두번씩 가시는 거 같아요.
물론 여행 가는 시간은 당일이든 1박 2일이든 그 이상이든, 장사를 못하니깐 그 날은 고스란히 공치는 날인거죠
다녀와서 바로 또 밤샘 장사하느라피곤한 건 둘째 치고요
첨에 이 장사 시작한다고 하실 때도 제가 엄청 반대했었어요... 밤샘 일하면 몸 상한다고...
이 일 말고도 다른 옵션이 하나 있었는데 이게 더 돈 많이 벌 수 있다며 이걸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돈도 안 되고 몸도 힘들고 다른 기회는 날아가고 ㅠㅠ
결혼 전에도, 후에도 부모님께는 물심양면으로 효도하는 딸이었다고 확신합니다
철철이 용돈 드리고, 새 옷 사드리고, 여행도 몇 개국씩 보내드리고, 결혼도 손 안 벌리고 오히려 현금 드려가며 했어요
남편은 처가를 더 끔찍이 생각해서 저보다 한술 더 떠 용돈 금액도 더 크게, 선물도 더 크게 하는 타입이고요
아기 낳아서 돌 되면 친정 식구들 다 모시고 우리가 비용 대서 해외 여행 가자고 하는 착한 사위에요
엄마한테 오늘 연락이 와서, 먹고 살 길이 막막해서 중국이랑 무역을 하고 싶은데 도와달라는 거에요
중국에서 물건을 떼 와서 팔고 싶은데 아이디어 없냐고, 그런 판매는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아무리 중국에 산 지 오래돼고 중국어를 잘 해도, 저는 회사를 다니는데... 그런 사업하는 거랑은 별개잖아요
주변에 십년 넘게 사시고 모든 걸 올인해서 열심히 해도그런 사업 하다가 망하시는 분들이 90프로는 되는 거 같아요
엄마도 그런 일을 해 본 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주 막연하게 그런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싶은데 중국 사는 큰 딸이 다 도와주겠지, 하는 마음을 가지고 저한테 연락을 하신 건데 이 시점에서 전 그게 왜 그렇게 섭섭하죠
만삭에 내 몸 추스리기도 힘든데 출근도 하고 있고, 이사한 짐들 풀기도 엄두가 안 나고,
아기 백일 지나면 다시 복귀해야 하는데 베이비 시터도 구해야 하고...
휴직하고 2주 정도 있음 바로 수술로 아기 낳아야 할 수도 있는데 그 동안 바빠서 아기 용품 하나 못 사고, 출산 가방도 못 싸서 마음만 급한데엄마는 거기다 더 얹어서 그 전에 엄마 먹고 살 길까지 알아봐 달라고, 도와달라고 하시네요
산후 조리를 도와주실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까 그런 건 기대도 안 해요
현지인 산후조리사 아주머니 벌써 계약 했고, 남편이랑 아줌마랑 어떻게든 잘 해 볼 생각인데, 그냥 너무 섭섭하거든요
그래서 내가 지금 출산 앞두고 이러저러해서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누가 봐도 그런 종류 사업을 엄마 도와 하기엔 말이 안 되는 데 부탁하는 거 자체가 섭섭하다고 하니까 나쁜 딸이래요
나는 너 나이에 애 셋을 키우면서 시집살이 했다고,
너는 젊고 남편도 있고 잘 산다고 엄마 무시하는거냐고,
엄마가 너한테 덤탱이 씌울까봐 걱정되냐고 막말을 막말을...
힘들어도 나름 즐겁게 버티고 있었는데 엄마랑 카톡하고 나니까 회사에서 마음이 무너져 내리네요...
나중에 이 글 다시 보면 더 슬플 것 같아서 이따 펑할께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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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
같은 여자로서는 좀 안쓰러운 것도 있어요... 혹독한 시집살이에, 무뚝뚝한 남편에, 자식들 맘대로 안 되고, 나이들어서 이혼하고 생계까지 어려운데 그나마 기댈 수 있는 큰 딸은 님 말마따나 그 동안의 희생과 고생을 몰라주는 거 같아서요... 오죽하면 동생들도 제가 엄마한테 유일한 자랑이자 크라운이라서 맘대로 조종이 안 되는 상황에서는 너무 심하게 막말한다고 하더라고요 ㅠㅠ 엄마랑 카톡하고 나면 대화 자체를 바로 지워버려요... 다시 열어보면 정신적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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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잉누님
아 정말 저랑 비슷하세요 ㅠ
저도 남편 박봉에도 아기 보면서 전업하는 여동생이 있고, 나이 들어서 백수 하는 남동생도 있는데... 그들한테는 퍼 줄줄 밖에 모르고 저한테만 이렇게나 기대치가 높네요 ㅠ
저도 산후도우미는 구했는데 베이비시터는 아직 못 구해서 면접 보는 중이에요 ㅠ
외국 살아서 고작해야 일년에 한두번 보는데도 이 정도인데, 한국 가까운 데 살았으면 아마 더 심했을거에요 ㅠㅠ 스무살 때부터 독립해서 혼자 아둥바둥 살다가 이제 겨우 결혼하고 아 -
재바우
엄마 주변 분들한테 한 번 물어보라고, 만삭에 이사에 일까지 힘든 딸한테 엄마 생계 걱정까지 얹어주는 게 일반적인 건지... 그러니까 엄마 친구분들이 저한테 하는 말은 더 심해서 차마 들려줄 수가 없다네요... 하하... 뭐라고 전한건지 -_-ㅋ 엄마 여행갈 때 친구분들이랑 식사하시라고 친구들 식사비까지 들려 보낸 게 후회될 따름이에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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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
진짜 너무 속상하셨겠어요
일도 바쁘고 이사에 만삭에ㅜㅜ
그래도 이제 어머님한테 솔직하게 말씀하신거니 어머니도 혼자 생각해보실것같아요
생각해보시다가 너무했다 싶은 생각이 드실지도!
이제 곧 태어날 예쁜애기 생각하시구 힘내세요^^!~ -
살랑살랑
양가에서 아무것도 안 받고 스스로 일어서 보겠다고 열심히 사는데, 엄마가 너무 많은 걸 바라시네요... 시어머니는 오히려 저 힘들겠다며 이사짐 정리도 돕고 음식도 해 주신다며 조만간 한 번 방문하시겠다는데... 아이를 낳으면 엄마가 더 이해가 안 될까봐 걱정돼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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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
엄마가 너무하신거같아요... 임신해서 힘들게 일하고 이제 가정을 꾸리기시작하는 과정인데ㅠㅠ 당분간연락을 받지도 하지도 마세요.. 지금은 아가와 육아생각만하시구요 애기한테 많은 스트레스가 갈거에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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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되다
감사해요 ㅠㅠ
얼굴도 한 번 못 본 분에게 위로를 받네요 ㅠ -
옆집꼬마야
힘내세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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