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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부부만의 축복일 뿐인거죠? 회사는 남이니까요.

아기는 부부만의 축복일 뿐인거죠? 회사는 남이니까요.

한추렴

삶이 너무 팍팍하고 힘든 임신10주 직장인이예요.
예전에 임신유세 떠는 여자 되어서.. 회사를 퇴직할까 고민하는 글 올렸는데...
결과적으로 퇴사 못했습니다.

이때까지 한게 아까워서, 출산휴가 받고...
진흙탕 싸움 각오하고 육아휴직 받아내고 퇴사해야지 싶어서 버티다가..
갑작스레 신랑회사가 폐업을 하면서.. 더이상 투정도 사치가 되어 버린 상황이네요.
신랑이 열심히 회사를 구하려고 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저혼자 외벌이 되서.. 더 힘드네요

6주~10주 폭풍 입덧으로 몸무게는 6kg 줄었고 ㅎㅎㅎ
7주에 갈색혈이 보여 병원에 갔는데.. 아기가 6주에 병원갔을때상태 그대로라고.. 많이 못컸다고..
다행이 심장은 뛰니, 유산방지 주사 맞고 집에서 휴식 하라고 해서 금요일 하루 연차 내고.. 금토일 쉬고 출근했어요.

저는 그 상황을 전부 회사에 오픈하고 연차를 썼고, 회사사람들이 다 알고 있으니...
이제 무리한 부탁은 안하겠지.. 싶었는데 ㅎㅎ
그건 제 바램이었나봐요.

원래 임산부는 연장근무 하면 안되지 않아요? ㅎㅎ
유산기 있다 알려도 휴일에 당직 안빠지는건 당연한거였고..
여튼 힘들게 회사 다녔어요 ㅎ (뭐 기대를 말아야지 하면서...)

그러다가, 제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일정상 잘 흘러 가고 있으니..
다른 사람이 하는 프로젝트... 를... 서포트 좀 하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제가 하는 프로젝트가 잘 흘러가니.. 이제 좀 쉬엄 쉬엄 일하면서 정리 할수 있겠다 싶었는데... 하하하

여튼 그래서 a차장이 하는 다른 프로젝트를 일부 넘겨 받아서 진행해줬어요.
윗선에서 시간 다 까먹고, 뒤늦게 a차장이 넘겨 받아서 일정도 쫓기고 힘들게 하고 있다고 하네요.
따지고 보면 a 차장도 피해자죠 ㅎ

저는 제 프로젝트가 우선순위고, 이건 서포트니까.. 제꺼 다 하고 남는 시간에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번 황금 연휴 (5월 1일 근로자의 날부터~~~) 휴일 근무 계획서를 내는데...
제가 5월 3일/5월 5일 어린이날이 당직이 딱 걸려 있길래..
당연히... 저는 제 프로젝트 일정상 큰 무리가 없어... 5월 1일 근로자의 날, 5월 2일 토요일에..
쉰다고 했더니..........

실무 최고봉 상무가.. 서포트 하는 그 프로젝트 급한거니까 나오라네요? ㅎ
그래서, 저는 3일 일요일과 5일 어린이 날이 당직이라서요. 좀 쉬어야 해서 쉬겠습니다 라며.. 썩은 표정 지었더니..
너 몸은 좀 괜찮냐?? 하며 걱정하는 말 하나 던지더니, 니 몸 컨디션은 니가 잘 아니까..
니가 잘 관리해서 주말에도 좀 나와서 일했음 좋겠다.. 라고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더라구요.

이미 표정은 썩을대로 썩어서........ 제 자리에 왔는데.. a 차장이...
프로젝트 잘 되어가냐고 묻길래....... 상무가 이런소리를 하는데... 정말 나오기 싫고 이거 하기도 싫어요.. 라고 했더니..
a 차장이.. 내 얼굴 봐서 좀 나와서 일해주면 안되나?? 라고 하더라구요. (a 차장은 여자)
a 차장은 5월 1일 근로자의 날은 당직이라 나오고, 2일 토요일은 바빠서 나오고, 3일 일요일 쉬고, 5일 어린이날 쉬고....
바쁘면 본인이 그 뒤에 쭉... 나오던가.......... 같은 여자끼리 유산기 있는거 뻔히 알면서 괜히 서운해지더라구요.

여튼, 어차피 아기는 제가 지켜야 하는거니... 누가 뭐라하든.. 제 컨디션 대로.. 저는 5/1~5/2일은 쉰다고 계획서 제출 했습니다.
엄청난 눈총을 받았지만....

지난주 목요일에 황금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공장 대청소 한다고 해서................... 여튼 힘쓰는 일이 많았어요.
근데 남자 직원들 죄다 외근.......... 여자 직원만... 경리/저/a차장 요렇게 있고...
관리부장이랑 현장직원들만 좀 있었는데.......
그래도 꼭 대청소를 해야한다고 하길래...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공장 대청소를 했어요.
여자 셋은 먼지소굴 공장 창고에 들어가서 볼트랑 잡다한 철제류를 마대자루에 담고..
몇없는 남자 직원은 자루 담은거 옮기고 뭐 그러라고 하더라구요.
임신한.. 저 또한 예외없었고.... 허리가 끊어질듯 아팠지만........
다른 여직원들도 하고 있으니... 여튼 같이 했어요.

그리고 남자직원들 하나둘 복귀해서 쓸쩍 청소하는곳에 와서 얼굴 비추더니......또 사라지고.....
나중에 사무실에 뭐 가지러 오니까.. 나랑 유독 사이 안좋은 b 차장이 자리에 앉아서 컴터 하고 있더라구요.
정말 화가 나서 표정 관리 안되서... 씩씩 거리니까...... 그제서야 쓰윽.. 일어나서....
공장 청소하는데 가서.. 어?? 다했네?? 이러더라구요. 정말 약오르고 ㅠㅠ

그리고 그날 회식이라서.. 끌려 갔다가 2차 안간다고 했더니 분위기 싸...... 해지고.......
제가 분위기 다 망친듯이 뉘양스 풍기고 ㅋㅋㅋ 그래도 2차 안가고 왔는데....
집에 도착하니 9시......... 배가 땡기고 허리가 아파서 끙끙하다가 자고..
담날 아침에 변기가 빨갛도록 피를 왕창 쏟고 생리할때 나오는 덩어리 같은것들이 씻는데 계속 나와서..
일찍 병원에 가서 첫 진료를 봤어요.
다행이.. 아기는 무사한데, 아기옆에 아기보다 더 큰 사이즈로 피가 고여서...
어제 무리했다며... 어제 뭐했냐고 의사쌤이 다그치더라구요. (어제... 공장에서 노가다했죠..)
소견서 써줄테니 휴직해서 집에서 쉬라고 하셨지만.. 울회사에서 그런거 따위 안먹히죠 ㅎ

병원문을 나서면서 바로 관리부에 사실 그대로 통보했어요.
어제 무리해서, 자궁에 피가 엄청나게 고여서 하혈을 했고.. 집에서 쉬라고 한다.
일요일 당직 못간다. 라고 하고 일욜에 쉬었습니다.
관리부에서는... 미안해...월요일에보자...라고 하더라구요.

아기가 무사한걸 알기 전에... 병원진료를 기다리는 중에는..
이놈의 회사 무조건 때려 쳐야지.. 했는데... (7시에 도착하여, 9시 첫진료봤으니.. 2시간동안 인터넷만 검색했네요)
아기 무사한것 확인하고........왔더니.. 다시 현실 앞에 서보니..
제가 관둬서는... 당장 답이 없어요.

이렇게 또 회사를 다녀야 하나봐요.. 6개월만 버티면...
진흙탕 싸움해서... 어찌 어찌 출산휴가 육아휴직받을수 있지 않을까 싶긴한데...
그 6개월이 너무 힘드네요 ㅠㅠ

오늘 출근했더니... 서포트 하는 프로젝트.. 그거.. 악착같이...해서 목요일에 얼추 정리하고 연휴 들어갔는데...
전부 수정되어서..... 다시 해야하네요.........
게다가 a차장이... 한 파트 추가로 주면서... 이것까지 같이 진행해줘..라고 주는데.....
아 정말 정내미 떨어지고.. 미치고 환장하겠는데... 당장 관두지는 못하고.....

오전 내도록 썩은 얼굴로 일하다 회의 들어갔더니...... 안색이 안좋아 보인다며...
아주 선심 쓰듯이.. 매일 아침에 10분 정도씩 현장나가서 뭐 체크 하는 일을.... 안하는 방향으로 해주겠다네요 하하하하..
매일 아침 10분씩 하던 일 하나 빠져서 겁나 행복하네요.........ㅅㅂ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랑이 이직할때까진 답 없겠죠?
대출이 4500남았어요 (대출이자 10만원)
더러워도 꾹 참고 일해야 하는거죠?

  • 히메

    저도 직장예비맘이라 유심히 읽어 봤어요.
    읽는 내내 한숨만 나오더군요.
    정신적 육체적으로 다 힘들어서 어쩐대요ㅜㅜ
    그래도 예쁜아가를 생각해서 힘내세요!!

  • 이솔

    원래 그사람들은 신경안쓰져ㅜㅜ저도 임신햇는데 저랑 같이 일하는 언니가 누가 반기다고 하냐고 그러더라구여 ㅋㅋㅋ 딱 할말이없어진..같이일하는 사람한명빠지면 본인들이 힘들고 그일까지 다 해야하니 당연히 안반기죠..어딜가나 똑같을듯 그래도 우린 우리대로 이기적으로 나가할거같아요!
    우리몸은 우리가 지켜야죠ㅠㅠ

  • 겨슬

    임산부한테 2차가자 하는거보니 같이 일하는 사람들 어떨지 답나오네요ㅡㅡ

  • 빛초롱

    눼참.. 국가는 애 낳으라고 권장하는데 유세 좀 부리기 정말 힘든 세상이에요.. 진짜 글 읽으니 제가 다 열받고 슬퍼지네요.. 전 육휴 안해준다고 해서 출산휴가 후 권고사직까지 합의 봤는데 그 중간 두달 나오는거 돈 깎으려해서 겁나 열받아서 그럴순 없다 했거든요. 회사 가는 내내 지금 배뭉치고 있는데 조금 쉬니 낫더라는.. ㅜㅜ 남편분 이직하실때까지만이라도 조금 만 더 참으세요. 아기 위해서 얼굴 썩지 마라곤 말 못하겠어요. 정말 너무 짜증나고 화나거든

  • 콩순

    어쩔 수가 없어요 남이잖아요.. 그사람들도 자기몸 편하기 위해 님 부리는거니 님도 님 몸 우선으로 하고 못하겠는건 못하겠다하세요 꼬우면 짜르시던가 대신 실업급연 받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기적으로 살기 싫어도 그리 안살아지는게 세상이더라구요.. 아이 잘못되면 님만 힘드시니까 배째란 식으로 하실것만 하세요 유세라고 욕 좀 먹음 어때요 욕 먹는다고 손해보는거 아닌데..

  • 요루

    저도 신랑이 지금 쉬고 있어서 그맘 알아요 ㅜㅜ
    다행이 회사서는 잘해주지만 쉬고 싶어도 쉴수 없는 ㅜㅜ
    저도 1일 2일 다 특근나왔네요 이거라도 벌어보겠다고 ㅜㅜ

  • 한길찬

    저도 직장맘인데 아기는 부부만의 축복이예요~ 다른타인은 관심없죠... 우리만해도 그렇자나요 직장동료임신에 그렇게 신경쓰지 않자나요 .. 친한사이면 걱정정도만 해주고... 그래도 그회사 진짜 정내미 떨어지내요... 초기에 제일 힘들땐데... 그마음 알아요... 현실이 벌어야하는 상황이라면 그냥 스스로 긍정적으로 내가 이겨낸다 생각하고 아기를 위해 독해지세요.. 저도 그랬어요 ㅋㅋ 저는아직 19주5일이지만... 초기때 너무 힘들어서 뒤통수에 대고 욕해도 무

  • 조롱목

    회식 2차 안간다고 싸해지는거보면 좀 심하긴하네요 임산부 술도 못먹는데,, 중요한게 뭔지 생각하시고 최대한 피할수 있는건 피하셔야 할것 같은데 그래도 안되면 퇴사도 생각하셔야 할것같아요 ㅜ

  • 이루리

    헐.. 그러다 무슨일 생기면 회사와 남편을 용서하실수 있겠어요? 컨디션이 좋으면 약간 무리할수 있겠지만 피고인것 보면 안좋으신것 같아요..

  • 초코초코해

    힘내세요ㅠㅠ아기가 엄마가고생하며 지켜준거알고 효도할거에요ㅠㅠ너무힘드시겠지만 다잘될거에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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