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에게 이로운 민간요법
유진깡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민간 요법 가운데 아기가 아플 때 응급 처치의 기능은 물론 치료에 도움을 주는 방법들을 모았다. 유의해야 할 점은 민간 요법만 믿고 병원 진료를 기피하거나 질병 치료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점.
한방 전문의가 추천하는 요법이긴 하지만, 근본적인 질병 치유법은 아니니 보조 요법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갓 태어나서 24개월까지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되는 시기다. 그래서 엄마들은 아기들의 잔병치레와 맞서 싸워야 하는 숙명 아닌 숙명에 직만諮?직면하게 된다. 아기가 잔병치레가 잦으면 엄마는 아기의 컨디션이 조금만 나빠 보여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하는 민간 요법에 관심이 쏠린다. 심하게 아프지 않다면 일상적인 먹거리로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유를 돕는다는 민간 요법이 오히려 반가울 정도. 실제로 민간 요법 가운데에는 한방에서도 권할 정도의 이로운 것들이 있다. 물론 근본적인 질병 치유법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면역력을 높여 질병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해주는 등 보조 요법으로 쓰임새가 있다고 한다. 한방 전문의의 도움을 얻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아기를 위한 민간 요법을 알아보자.
땀띠에는 오이나 알로에 즙 이용한 마사지를 |
땀띠가 돋았을 때 오이나 알로에 즙을 이용한 마사지를 하면 열이 식고 발갛게 돋은 것이 가라앉는다. 신선한 오이를 통째로 갈라서 잘린 면으로 직접 땀띠가 난 부위를 마사지한다. 피부가 긁히지 않도록 오이 껍질은 벗기고 사용한다. 알로에를 이용한 마사지도 오이와 같은 방법으로 자른 면에서 나오는 즙을 직접 이용한다. 마사지 후 피부에 끈적이는 것이 남아 있으면 물로 씻어낸다.
알레르기성 비염에는 영지버섯을 |
항알레르기 효과가 입증된 수백 종의 한약재 중 가장 효과가 뛰어나다. 엄지손가락 1∼2개 크기의 마른 영지버섯을 물 1리터에 넣고 30분간 끓여서 수시로 마시게 한다. 보리차 대용으로 온 가족이 마셔도 좋다.
목 감기에는 무와 꿀차를 |
무의 항균작용과 꿀의 살균작용이 어우러져 감기에 효과가 있으며 목이 아픈 데 좋다. 무를 껍질과 함께 1cm 정도로 썰어 그릇에 담고 무가 잠길 만큼 꿀을 넣은 후 밀봉해서 그늘진 찬 곳에 2∼3일 두면 무의 수분이 빠져 나오면서 진액이 완성된다. 이 진액을 그대로 먹이거나 차처럼 마시게 하면 되는데 돌 전 아기는 삼간다.
재채기와 콧물을 가라앉히는 데는 양파를 |
감기 초기에 자주 나타나는 재채기는 콧물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콧물 증세를 완화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양파를 이용할 수 있다. 적당한 크기로 썬 양파, 생강즙과 간장 약간을 뜨거운 물에 넣어 우려내어 먹이면 다음날 한결 좋아진다. 밤에 잘 때 양파를 머리맡에 두고 재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양파를 이용해서 재채기를 치료하는 것은 서양에서도 ‘동종 요법’이라 하여 오랫동안 즐겨 쓰여온 치료법이다. 그러나 아기에게 양파를 먹이기 힘들므로 머리맡에 2개 정도를 두 쪽 정도로 잘라 두는 것이 좋다.
기침 감기에는 잣과 호두로 쑨 죽을 |
잣과 호두는 면역기능을 강화시키고 기침에 효과가 있어 천식을 앓는 아이에게 좋다. 잣죽은 흰 쌀죽을 끓이다가 잘게 빻은 잣을 넣고 5분간 더 끓여 만든다. 호두는 껍질을 잘 벗겨 빻아서 쌀과 함께 죽을 쑤어 먹인다. 기침과 감기에는 오미자차도 좋다. 오미자 30g에 물 4컵 정도를 붓고 30분 이상 달인 물을 하루 3회 정도 따끈하게 해서 마시게 한다. 너무 오래 달이면 신맛이 강해져서 아기에게 먹이기 힘드니 맛을 보고 잘 조절해야 한다.
아기 태열에는 감초 달인 물을 |
감초에는 강한 해독작용이 있어 소염 효과를 발휘한다. 감초 10∼15g을 물 1리터에 넣고 약한 불에 2시간 이상 달여서 식힌 물을 환부에 바른다. 바른 다음에는 충분히 공기가 통하도록 해서 피부가 완전히 마르도록 하여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약을 바른 다음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환부에 보습을 따로 시켜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약이 너무 진하거나 피부가 과민한 경우에는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이때는 다른 방법으로 바꾸거나 약량을 줄여서 달인다.
변비가 있을 때는 볶은 결명자를 |
결명자는 장의 열을 내려서 장기능을 회복시킨다. 볶은 결명자 두 숟가락을 물 1리터에 넣고 절반이 되게 달여서 3번에 나누어 끼니 뒤에 먹이는데, 영유아는 분유를 탈 때 물 대신 사용하여도 좋다. 또한 결명자와 살구씨를 2 : 1의 비로 섞어서 보드랍게 가루 내어 한 번에 3∼4g씩 하루 2번 식사 뒤에 먹인다. 아랫배가 차가울 때는 한의사와 상담한 후 복용하여야 한다.
설사를 할 때는 찹쌀로 만든 죽을 |
<본초강목>에‘찹쌀 죽은 기력을 내게 하고 위장의 냉증과 설사·구토를 낫게 한다’고 쓰여 있다. 찹쌀은 성질이 따뜻한 음식으로 설사에 좋은 대표적인 음식이다. 찹쌀과 멥쌀 각 1컵씩을 엷은 갈색으로 볶은 후 800㎖의 물을 넣고 약한 불에 끓여서 죽을 쑤어 먹인다.
열이 날 때는 보리와 결명자 차를 |
평소에도 쉽게 끓여 먹는 보리와 결명자는 그 성질이 차서 열이 많은 아기나, 열이 날 때 유용하게 쓰인다. 겨울 동안 찬 기운을 머금고 자란 보리와 간의 열을 식혀주는 효과가 있는 결명자까지 더해져 해열제 작용을 한다. 아기가 열이 난다면 두 재료를 1 : 1로 섞어 끓인 후 수시로 마시게 한다. 차가운 성분이 열을 내리고 자연히 물을 많이 마시게 되므로 열로 인한 탈수도 방지할 수 있다. 건조시켜 볶은 보리와 결명자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티백 제품의 경우는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으나 권장하지는 않는다.
구토 증세를 보일 때는 조죽을 |
잘 토하는 아이는 비위 기능이 약한 경우가 많은데 조는 비위의 열을 가라앉혀줄 뿐만 아니라 콩팥의 기능을 강하게 하고 내장을 튼튼하게 한다. 조를 씻어 불려서 물기를 뺀 후 고소한 맛이 나도록 참기름에 달달 볶다가 물을 넉넉히 붓고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에서 푹 퍼질 때까지 끓인 다음 소금 간하여 먹인다.
가래가 끓을 때는 도라지와 감초 달인 것을 |
건조시킨 도라지나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통도라지 10g을 감초 2g과 함께 1회 분량으로 하여 달인 물을 하루 2∼3회 먹인다. 가래를 삭히고 목이 부은 것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기관지염에는 오미자 달인 것을 |
오미자 3∼4g을 물에 달여 하루 3번에 나누어 식후에 따뜻하게 해서 마신다. 기관지 점막을 보호하고 기침을 멎게 하는 작용이 있다.
얼굴이나 몸이 부을 때는 옥수수 수염차를 |
아기 부종에는 옥수수 수염 50g에 차전자 15g을 섞어서 물에 달여 하루 2∼3번에 나누어 먹인다. 두 약재 모두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작용이 있어 신장의 염증이나 배뇨 장애로 인한 부종에 좋다.
폐렴에는 금은화와 연교 달인 것을 |
금은화(인동덩굴 꽃)·연교를 각각 8∼10g을 물에 넣고 달여 하루 4∼6번에 나누어 먹인다. 이 약재들은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없애는 작용이 있으며 열을 내리는 효과도 있다.
*금은화: 함북을 제외한 국내의 모든 지역에서 야생하고 있는 식물로 인동과의 반상록 덩굴성 관목. 초여름에 꽃이 피는데 흰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하며, 열매는 가을에 검정색으로 익는다. 줄기·잎·꽃은 한약재로 쓰인다.
천식에는 은행으로 만든 차와 죽을 |
은행은 폐를 튼튼하게 하고 기관지를 보호하며 오미자와 함께 사용하면 기침과 담을 없애주어 천식을 가라앉힌다. 물 1.5리터에 대추 30알, 은행 10알을 넣고 달인 후, 그 물을 아침저녁으로 마시면 천식에 효과가 있다. 은행 죽을 만들 때는 겉껍질과 속껍질을 모두 벗긴 은행 6∼8개를 찧어서 쌀 40∼50g과 함께 묽게 끓이면 된다. 아침저녁으로 공복에 따뜻하게 데워 먹이면 기침, 가래, 천식 등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고열이나 가래가 끈끈하여 목에서 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야제증에는 인동덩굴을 |
낮에는 별 탈없이 잘 놀던 아기가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보채며 울어대는 것을 계속하는 현상을 한방에서는 야제증(夜啼症)이라고 하는데, 이는 크게 심신(心神) 계통 이상이나 소화기 계통의 이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때는 복부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인동덩굴을 차처럼 달여 티스푼으로 먹여보거나 분유 타는 물에 섞어 먹이면 가라앉는다. 또 아기의 배를 따뜻한 손으로 배꼽을 중심으로 하여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마사지해주거나 아기의 명치 반대쪽에 있는 척추 양쪽 1∼2cm 부위(배수혈)를 아래위로 마사지해주면 좋다.
자료제공 | 함소아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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