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디에 마땅히 하소연하고.. 의견을 구할 곳이 없어서 여기서 글을 남깁니다.
저는 지금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게 될 제 아내의 남편입니다.
제 자신의 미약함을 느끼며 여러분들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약 3개월전.....
출산예정일이 지나도 출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장안동 산부인과에서
분만 예정일을 잡고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입원 후2틀에 걸쳐 유도 분만을 진행하였으나 자궁문이 열리지 않고, 자궁안쪽이 뜨겁다며 뱃속 아이가 힘들어
한다며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하자는 담당주치의 권유로 제왕절개를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제왕절개 수술 후 약 1시간 후에 세상에서 가장 예쁜 제 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저희 가족에게는 잊을 수 없는 고통의 날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출산후, 다른 제왕절개 산모들과 달리 아내는 회복이 늦고
고열,우측 복부 상단의 통증(음식물 섭취 및 혼자 거동이 어려움)을 호소하였습니다.
매일있는 수술부위 소독치료시 담당선생님에게 이러한 증상을 얘기 하였고,
초음파 검사와 X-Ray 검사를 해보았지만 자궁이 깨끗하다는 얘기와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입원 일주일 후에도 침대에서 혼자 일어나고, 걷는것조차 어려움이 있었지만 의사의 별다른 처방이 없었고,
퇴원하는 날 계속되는 통증으로 인하여 검사를 부탁하였고 초음파검사를 진행하였으나별다른이상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산후 조리원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조리원 입실 후(이때까지도아내는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혼자 거동이 어려워 일어나고 앉는것 조차 어려움)
2일째 되는 날 계속되는 고혈압과 잦은고열로 조리원 원장님으로 부터 병원에 가보라는 권유로 다시 산부인과를 방문
하여증상을 의사에게 얘기하였고, 의사의 처방은수액(링겔)이 전부였습니다.다음날 예정되어 있던 실밥제거를 위해 다시 산부인과를 찾았고
수술부위가 잘 아물어졌다는 얘기와 초음파 검사를 통하여 자궁이 깨끗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발생하였습니다.
실밥 제거 후 다음날, 잘 아물어졌다는 아내의 수술부위에서 조리원복 하의 및 침대 시트을 다 적실만큼의
갈색 고름(농)이 터져나와 급하게 다시 산부인과로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치료후 저희 가족은 병원장과의 면담에서전날 실밥 제거시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하루만에
뱃속에서 고름이 터질 수 있냐, 문제가 생긴거 아니냐고 항의하였고 계속되는 옆구리 통증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CT촬영 및 좀 더 정확한 원인파악을 요청하였으나
돌아오는 병원장의 답변은 제왕절개 수술과정에서복부를 눌러 그럴 수 있다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을 운운하며의사생활 30년 하면서 그런경우(수술시 다른 장기 손상)는 없었다고 걱정하지 말라며환자의제왕절개 부위의
고름치료제거에 집중하자고 얘기를 하였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그 다음날이 되어도 아내의 통증이 지속되어 병원장이 인근 대학병원에서CT촬영을 찍자고
하여 행당동 대학병원에서 CT촬영한 결과..................
복부내에 복막염이 발생하고 대장 및 간에 염증이 전이되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얘기와
이정도 상황이면 젊은 산모가 아니였으면 이미 사망을 했을 수도 있다라는 충격적인 얘기를 대학병원
교수에게 듣게 되었습니다.
당일 바로 응급수술을 진행하였고 제 아내는 제왕절개 수술 후 열흘 만에 다시 배를 갈라
대장 30Cm 를 잘라내는 5시간의 긴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진행되었으나 평생동안장유착등의 합병증을 조심해야 되는 숙제를얻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다시 산부인과를 찾아가 해당내용을 전달 하였고, 병원장은 도의적인 차원에서
병원비를 지급하겠다는 구두약속을 받고, 환자의 상태가 회복되면 다시 얘기하자고 1차
결론을 내었습니다.(아내가 입원해 있는 동안 저희 아이는 출산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 있을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고, 계속되는 아내의 항생제 투여로 인하여 저희 아이는모유수유도불가능하게되었습니다. 어느날은저와 부모님이신생아실에 있는 아이를 면회하던중 아이의 얼굴전체가 빨갛게 부어올라 살펴보니 자유롭게 움직이는 아이의 손에는 손싸개가 아닌 양말이 씌워져 있었고 양말의 밑부분인 미끄럼 방지 고무부분이 얼굴에 닿아 아이얼굴이 부어 올라있는것을 보고 몹시 화가난 적이 있었습니다.)
2주동안의 대학병원 생활 후 정상적인 거동 및 생활이 불가능하여 다시 출산한 산부인과에 입원을 하여
2주동안 요양을 하였습니다.정말 다시 기억하기 싫은 시간들이 흘러가고 아내와 40여일만에 집으로 돌이와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던 중
산부인과 병원장과 전화통화를 하여 출산후 산모가 복부 통증을 계속 호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복막염 발생에
대하여 인지하지 못하고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점,
산모를 장 절제수술까지 이르게 한점, 한달이상 출산한 아이와 같이 하지 못하고
수술과 병원치료로 육체적, 정신적인 피해 보상을 요구하였지만 돌아온 답변은...

도의적인 차원에서 병원비를 지급하였고, 산모가 제왕절개 수술하기이전부터 복막염이 발생하였지만
인지하지 못할 수 있고, 병원과의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다면 소송을 하고 병원에서는 더이상
해줄 수 있는게 없고 만약 둘째를 출산하면 병원에서 지원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이상황에서 둘째는 얘기한다는 사실이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처음 산부인과에 산모의 상태를 공유 하였을 경우에는 병원의 신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답변을 받고 원만하게 해결을 하고 싶었지만,이런 대답을 듣고 나니 순간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지금은 다행히 아내가 조금씩 체력을 회복해 가고 있지만,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합병증(장유착)과
지워지지 않는 수술상처와 마음의 상처를 가지게 되었고, 아이에게 항생제 투여로 모유를 먹이지 못하고
출산하자 마자 엄마와 생이별을 하는 미안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소송을 해라, 1인시위를 해라 많은 조언들이 있지만 어떻게 해아 할지 좋은것인지,
과연 소송비용(약 1천만원)과 시간을 투자하여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 자신이 아내와, 아이에게 미안해 집니다.
여러분들의 작은 관심이 저희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을거 같습니다.
혹시 좋은 의견 있으시면 부탁 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