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출산에 대해 말한다.쉬즈메디가 처음 자연출산을 도입한 것은 지난 해 4월, 본격적인 산모 교육을 시작으로 7월부터 자연출산 아이가 태어났다.
겨우 7개월 남짓 한 시간동안 80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아이들이 자연출산으로 건강하게 탄생했다.사실 지금껏 자연분만을 통해서도 건강한 아기들을 많이 받아왔던 나로서는 “도대체 왜 산모들은 자연출산을 원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을 가진 채로 자연 출산법 도입을 준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니, 시작도 하기 전에 진통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술을 결정하거나 고통이 오기도 전에 무통주사를 맞고, 조금 더 애써보지 않고 유도분만을 결정하는 산모들의 결정에 그저 너무 쉽게 따라주기만 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그 열 명 중 일곱 명은 충분히 자연출산도 가능 했을 텐데 말이다.산모들과 자연출산의 과정을 함께해오며 이런 생각을 했다. 자연출산을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하면 주저 없이 감동과 환희라 하겠다고. 아무런 의학적 개입 없이도 모든 출산의 과정을 엄마와 아기가 스스로 해내는 자연출산은 그 자체로 감동이고 환희다.
그리고 그것은 축복이다. 자연출산을 원한다고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산모의 몸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그것을 위해 산모는 임신기간 동안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준비가 잘되었다고 한들 때로는 출산 중 의학적개입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기도 하며 자연출산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누군가 자연출산을 해냈다면 정말 축복이다.자연출산에 성공하여 건강하게 아기를 낳은 산모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아기가 너무 순하다고. 자연출산으로 태어난 아기가 순하다면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나는 산모가 임신 중 그만큼 ‘잘’ 태교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태교는 배 안에서부터 아기가 듣고, 느끼는 모두이다. 산모의 생각과 행동, 말, 느낌, 모두 태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산모들이 태교를 잘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아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이기고 자연출산을 결심한 산모들은 유난히 그 다짐이 굳다. 배운 것들을 실천하며, 뱃속의 아기를 위해 열심히 태교한다. 그런 우리 산모들을 볼 때면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그런 열 달 동안의 노력 속에서 태아는 분명 착한 성품과 훌륭한 인격이 형성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분만대 위에서가 아닌 아늑한 방에서 자연스럽게 세상과 첫 마주하는 아기의 모습은 천진난만하다. 갓 태어난 아기의 미소마저 자연스러워서 놀라곤 한다. 자연출산을 통해 엄마와 마음을 맞추고 힘을 모아 세상을 만난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병원침대가 아닌 엄마의 살갗, 아빠의 살갗과 맞닿은 채 편안한 시간을 보낸다. 이게 바로 자연출산이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싶다. 처음 세상에 태어나 놀란 가슴을 엄마, 아빠와 함께 따뜻하게 어루만진 아기라면 뭐가 달라도 다를 수밖에.자연출산은 아기가 정서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스트레스 없이 세상을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과 산모에게 외상이 없고 회복이 빠르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런데 수많은 장점이 더 있다. 이 중에서 꼭 언급하고 싶은 장점이 있다면. 자연출산은 아기의 아빠이자 산모의 동반자인 남편이 출산과정에 온전히 함께 한다는 것. 이 시간은 부부간의 사랑을 깊어지게 하며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이해하는 원동력이 된다. 출산의 시간동안 부부는 누가 더 하다고 할 것 없이 함께 고통을 나눈다. 자연출산 후 남편들은 모두 아내에게 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아내들은 남편에게 정말 고마웠다고 한다.자연출산의 단점을 꼽으라 하면, 유일하게 산모가 진통을 참아야 한다는 것. 진통을 참아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인내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기에 대한 넘치는 모성애와 산모 자신에 대한 자기애가 합쳐져야만 이 자연출산에 대한 굳은 결심이 서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확신한다. 조금만 지나고 나면 그 고통은 행복한 고통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자연출산을 갈등하고 계신 산모가 있다면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자연출산은 특별하고 트렌디한 분만 방법이 아닌 가장 기본적으로, 자연스럽게 ‘아기를 낳는 과정’ 이라고 말이다. 여자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누려야만 하는 특권이니 감히 이 특권을 누려보시라고 말이다.
생을 살면서 이같은 감동과 환희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얼마나 더 있겠는가? 진심으로, 점점 더 많은 산모들이 자연출산을 선택 했으면 한다.
그리고 나는 쉬즈메디를 믿고 자연출산을 결심하여 병원에 온 산모들을 정말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다. 그 감동과 환희를 꼭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2014년 2월 어느날
쉬즈메디 자연출산센터장/간호과장 김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