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상한 아버지 엄한 어머니~~!!
지우개
부모 이미지 왜곡… 커서도 감정 혼란 겪어
다섯 살 난 정식이는 엄마와 떨어지지 않아 유아교육기관엘 못 보낸다.
아빠가 정식이를 과잉보호하는 데는 원인이 있다. 지금까지도 정식이는 밖에 나가면 걸으려 하질 않는다. 조금 걷다가 힘들어 안아달라고 하면 아빠가 얼른 안아주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뭐든지 엄마나 아빠를 불러 대신 해달라고 한다.
여섯 살 민철이에 대한 아빠의 관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회사에서도 오늘 아이와 무엇을 하고 지낼까 고민하고, 주말에는 어디를 가야 아이가 즐거워할까를 생각하며 인터넷을 뒤진다. 갓난 아기 때부터 민철이의 목욕은 아빠의 몫이고, 아이가 다칠까봐 아무것이나 함부로 만지지 못하게 한다.
아빠의 지나친 과잉보호 때문에 민철이는 처음 경험하는 것은 전혀 하려고 들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유치원에서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한다.
또한 지능 발달도 불균형적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엄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가 보편적인 부모상이었다면 요즘은 자상한 아버지와 엄한 어머니의 ‘엄모자부’가 흔해지고 있다.
자상한 아버지의 역할을 하게 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본인이 성장할 때 너무 엄한 아버지 밑에서 컸기 때문이기도 하고, 회사 일로 바빠 아이들에게 시간을 못내니 미안한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매스컴에서 보이는 자상한 아빠 모델도 은근히 자극을 준다.
아빠가 관대하고 자상하기만 하면 엄마는 악역을 맡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부모가 각기 한 역할만을 하게 될 때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게 된다.
첫째, 아이가 혼란스럽다. 엄마는 혼내고 아빠가 허락하는 식으로 양육태도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아이가 감정을 통제하는 것을 배우지 못하므로 올바른 버릇 길들이기에 성공할 수 없다.
둘째, 엄마가 무서운 이미지로 박이면 겉으로는 엄마 말을 잘 듣는 것처럼 보이나 실은 감정을 억압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내면에 화가 쌓여 불안·반항·우울 증세를 보이게된다.
셋째, 자상한 아빠를 경험한 딸은 결혼해서도 남편에게 아빠에게서 받은 사랑을 요구한다. 그것이 충족되지 못하면 부부 갈등이 일어난다.
반대로 엄한 엄마를 경험한 아들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갖게 되어 이성관계가 원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부모 한쪽이 고정된 역할을 도맡아서는 안 된다. 상황에 따라 때론 엄하기도 하고 때론 부드러운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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